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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관 직업멘토링 질문과 답변 제4편
    경찰 2023. 8. 1. 01:30

    Q. 경찰이 되려면 공부를 얼마나 해야 하나요?

    A. 학생들은 아마도 어른들에게서 제일 많이 듣는 얘기 중 하나가 "공부 열심히 해라"라는 말일 것입니다. 사실 저도 학창 시절 이 말이 그렇게 달갑게 들리지는 않았었는데요.

     

    '왜 그랬을까?' 돌이켜 생각해 보니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내가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정확한 이유를 몰랐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인간이 어떤 행동을 해나가는 데 있어 명확한 동기가 없이는 그 지루하고 반복된 일을 계속해 나가기가 어렵다는 뜻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만약 여러분들에게 일정 점수 이상의 성적을 내면 100억을 준다고 하면 어떨까요? 뭐 돈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지만, 분명히 이 정도 금액이면 여러분들이 하고자 하는 일은 얼마든지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이렇게 명확하게 행동에 대한 대가가 주어진다면 공부를 하는 게 좀 더 수월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게 문제이기는 하지만요. 여러분들이 좋아하는 게임은 다릅니다. 사실 게임이 재밌는 이유는 즉각적인 보상이 되기 때문인데요. 노력을 하면 곧바로 레벨 업을 하거나 아이템이라는 것이 주어지기 때문에 계속해서 똑같은 행위를 할 수 있는 동기 요인이 마련되는 것이죠.

     

    하지만 학생들에게 이러한 이야기를 아무리 해봤자 감흥도 없고 "그게 뭔 소리냐?"라고 생각이 들것입니다. 그래서 경찰관이라는 직업을 꿈꾸고 있는 학생들을 위해 과연 경찰이 되려면 얼마나 공부를 해야 하고, 공부를 얼마나 하느냐에 따라 얼마만큼의 보상이 주어지는지 한 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경찰에 들어가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 루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공채이고 다른 하나는 특채인데요. 여러분들이 준비하고 있는 대입과 비교하면 공채는 정시, 특채는 수시의 개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경찰은 5천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부서가 존재하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입직 루트가 28개가 넘는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합니다. 그래서 들어가는 방법도 상당히 다양하기 때문에 가급적 적성에 맞는 루트를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아직 사회에 나오지 않은 학생들을 기준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제가 학생들에게 가장 추천하는 루트는 경찰대학교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경찰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친구들이라면 경찰대가 얼마나 들어가기 어려운지는 익히 들어 알고 계실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이렇게 어려운 경찰대를 추천하는지 지금부터 그 이유에 대해 설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경찰대는 1차 입학시험으로 국어, 영어, 수학을 봅니다. 2023학년도 합격자 평균이 약 77점 정도였는데요. 문제의 수준은 거의 수능 정도의 수준(경찰대학교 홈페이지에 공개되어 있음)이라고 생각하시면 되는데요. 이 시험에 통과하게 되면 체력시험과 적성검사 및 면접시험을 보고 최종적으로 다시 수능시험 성적을 더해 총점 1,000점을 만점으로 상대 평가하여 총 50명을 선발하게 되는데요.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경찰대를 졸업하면 졸업과 동시에 경위라는 계급으로 임용되는 특혜 때문에 매년 경쟁률이 높아지고 있고, 지난해 경찰률은 90:1이 넘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럼 일반 순경 공채 시험은 어느 정도의 수준일까요?

    과연 경찰대를 들어가는 것보다 훨씬 쉬울까요?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경찰은 11개의 계급으로 구성된 계급 조직입니다. 때문에 조직 내 생활을 할 때 계급이 가지는 파워를 무시할 수 없는 게 사실인데요.

     

    순경은 그중에서도 가장 낮은 계급에 해당한다는 것을 먼저 인지하고 있으면 좋겠습니다.

     

     

    일단 순경 공채를 기준으로 볼 때 공부해야 하는 과목은 1. 헌법, 2. 형법, 3. 형사소송법, 4. 경찰학개론, 5. 능력 검정 대체(한국사, 영어) 순이고, 순수하게 법 과목만 4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뭐 "그냥 열심히 하면 되겠네"라고 생각하실 수 있어서 좀 더 자세히 비교를 해드리자면 일단, 여러분들이 수험 가나 서점에 가서 위에서 언급한 시험과목의 리 교과서(보통은 기본서라고 함) 1권을 사서 보면(그것도 제일 얇은 교재를 선택했을 때) 권당 약 700페이지 정도가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여러분들이 학교에서 공부할 때도 마찬가지이지만, 교과서만(이론만) 보고 시험을 볼 수 있나요? 당연히 문제집도 보고 모의고사도 풀어보고 그럴 것입니다.

    그렇게 보통법 과목이라고 하는 과목 한 가지를 공부하려면 기본서 1권, 문제집 1권 여기에 판례집이 또 1권이 추가가 되어야 하는데요. 그래서 보통 한 과목을 공부하는데 봐야 하는 페이지 수가 약 2천 페이지 정도입니다.

     

    아마도 제가 중고등학교 학생들의 수업을 다니면서 교과서 중 제일 두꺼운 것이 영어책이었는데 약 300페이지 정도가 되더라고요. 그럼 여러분들이 순경 공채 시험을 본다고 가정했을 때 약 8천에서 만 페이지 정도 분량의 책을 보고 소화를 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는데요.

     

    중요한 건 이렇게 열심히 공부해서 합격하면 또다시 중앙경찰학교라는 곳에 가서 8개월 동안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거기서 무사히 교육을 다 마치고 나서야 '순경'에 임용되는 것이죠. 하지만 경찰대는 어떤가요? -순경, 경장, 경사, 경위- 순경보다 3계급이나 높은 데다가 실제로 월급이나 각종 처우에 있어 확연한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는데요.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여러분들이 지금 현재 학교나 학원에서 공부하는 것들을 열심히 해서 1차 시험 국, 영, 수를 기준으로 약 77점 정도의 평균이 나오는 정도의 실력을 가지고 있으면 충분히 들어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수능 등급으로 따지면 아마도 최소 2~3등급 이상은 나와야 할 것입니다. 게다가 체력과 면접시험의 점수 비율이 낮지 않기 때문에 이것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고요. 하지만 체력, 적성, 면접시험의 경우 모든 입직 루트에서 보는 것이기 때문에 제외하고 말씀드리겠습니다.

     

    결론은 여러분들이 현재 학교와 학원에서 공부하고 있는 과목들을 좀 더 열심히 하면 순경이 아니라 경위로 경찰생활을 시작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죠. 게다가 만약 여러분들이 경찰대를 목표로 열심히 공부했는데, 나중에 가서 "내 적성에는 아니더라"라는 판단이 내려진다 해도 여러분들은 아무것도 손해 볼 게 없습니다.

     

    왜냐하면 여러분의 성적은 이미 소위 스카이(SKY) 대학을 갈 수 있을 정도의 성적이 됐기 때문인데요. 그러니까 학생들의 입장에서 볼 때 경찰이 되고 싶다고 하면서 경찰대를 준비하지 않는 것은 굉장히 비경제적 선택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셨을 겁니다.

     

    몇몇 고학년인 친구들 중에 "나는 글렀어. 이미 늦었어"라고 생각하시는 친구들이 분명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것은 절대로 잘못된 생각입니다. 왜냐하면 여러분들이 성적이 오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성적에 맞추어서 대충 대학을 가고, 쓸데없이 4년이라는 허송세월을 보내기 때문입니다.(경찰관이 꿈이라는 전제하에) 그래서 저는 차라리 경찰대 시험을 재수 아니 삼수라도 해서 들어가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주장합니다.

     

    왜냐하면 여러분들이 순경으로 들어가서 경위라는 계급까지 올라가려면 아무리 빨리 올라간다고 하더라도 해당 계급에서 머물러야 하는 '승진소요 최저연수'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실무를 하다 보면 내가 생각한 것처럼 그렇게 쉽게 승진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그래서 제 생각에 보편적으로 좀 빨리 승진한다고 봤을 때 순경에서 경위까지 가는 데 10년 정도 걸린다고 볼 수 있는데요.

     

    그러면 여러분들이 아무리 재수나 삼수를 한다고(대학 생활 +4년) 최소 3년 이상은 빠르 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여러분들이 경찰이라는 직업 꿈꾸고 있다면 경찰대를 도전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이죠. 그러니 여러분.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분으로서 먼저 직업을 탐구해 보는 것은 굉장한 동기부여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려운 결정을 하고 나도 분명히 해야 하는 이유를 알지만 이상과 현실은 항상 부딪힐 수밖에 없는데요 왜냐하면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고통과 안락이 자꾸만 나를 유혹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여러분 이것을 방지하기 위해 오늘부터 책상 앞에 '경찰대 합격'이라는 문구를 걸어놓고 의지를 다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여러분의 꿈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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