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경찰관 직업멘토링 질문과 답변 제7편

준교수 2023. 8. 3. 22:04

Q. 5년 차 장수생인(30대).
멘탈이 약한 편인데 경찰을 계속 준비해야 할까요?

 

A. 먼저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수험 생황을 5년이나 하셨다고 하는데, 그 기간이 온전한 수험 기간이었다면 이제 그만 다른 일자리를 준비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5년이란 시간은 순경 공채 기준으로 볼 때 약 10회에 걸쳐 시험을 봤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 가는 나무가 없다지만, 그 정도 했으면 시험은 포기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말씀하신 것처럼 마음이 여리고 멘탈이 약한 편이라면 합격을 한다고 하더라도 경찰 생활을 이어 나가는 데 있어 엄청난 회의감이 들 수 있습니다. 5년이라는 청춘을 바쳐 어렵게 들어간 경찰인데, 현실은.. 범죄자, 피해자, 사회적 약자들을 늘 상대해야 합니다.

 

또한 그런 과정에서 민원인들로부터 정말 차마 입에 담지 못할 그런 욕설과 비난을 들을 때가 상당히 자주 있는 편입니다. 때문에 엄청난 자괴감과 우울증이 찾아올 수도 있으니 그 점을 꼭 고려했으면 좋겠습니다. 참고로 저 또한 경찰생활하는 내내 거의 술과 담배를 달고 살았는데, 돌이켜 보면 우울증이었던 같습니다.

 

결론입니다.

세상의 직업은 많습니다. 만약 질문자님이 제 가족이라면 저는 경찰하지 말라고 말릴 것 같습니다. 30대 초반이라는 나이가 사회 초년생으로서 많다고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제가 만약 30대로 초반의 나이로 돌아간다면 저는 로스쿨에 도전할 것 같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변호사 자격증을 따고 나서도 경찰을 특채로 들어올 수 있습니다. 그것도 '경감(6급 갑)'이라는 계급으로 말입니다. 그러니 경찰시험에 목숨 걸지 마시기 바랍니다. 나랏일도 좋지만, 나의 노력이 들어가서 온전히 나의 업적으로 남는 그런 본인만의 일을 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제가 너무 솔직하게 답변해서 기분이 상하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시 이 글을 보시는 장수생 분들이 혹여 그렇게 느끼셨다면 사과드리겠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