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사건을 겪게 되는 이유 ep.6
안녕하세요 준교수입니다.
이번 시간은 '당신이 사건을 겪게되는 이유 제3편'에서 소개해 드렸던, 세 번째 이유 '여러분들은 법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라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 보려고 하는데요,
사건은 이미 일어났고, 사건을 해결하고자 그렇다고 어디 가서 당장법을 배울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경찰은 나를 처벌하려고 하는 사람들이란 생각 때문에 그들의 말을 믿자니 내가 손해를 보는 것 같고, 변호사를 찾아가서 상담료나 선임비용을 내기에는 경제적으로 너무나 큰 타격일 것입니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답은 바로 내 생각을 바꾸는 것입니다.
지난 제4편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성인이 된 우리는 지금 기존의 사고방식을 바꾸기란 정말 어렵습니다. 데일리 리포트라는 것도 분명 효과는 있지만, 하루아침에 달라지는 것은 아니니까요.
'역지사지(易地思之)'라는 말이 있습니다.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보면 이해할 수 있다는 뜻인데요.
아마 이 말을 한 번도 안 들어본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말대로 실행해 본 사람 또한 거의 없을 것인데요.
즉, 우리는 머리로는 어떤 상황에 있어 내가 잘못한 일을 수습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것을 대부분 알고 있습니다. 예컨대 횡단보도가 빨간불이면 건너가지 않아야 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분명히 인지하고 있지만, 우리는 때때로 그것을 지키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 법규가 해당 상황에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인데요. 한 마디로 우리는 너무 자주성이 뛰어나다는 것입니다.
네. 자주적인 사고방식 정말 좋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여러분들이 겪고 계시는 사건이 일어났을 때입니다.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나에게 닥쳐온 사건이 갑작스러운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가 않다는 것입니다.
"빨간 불인 줄 알면서도 괜찮겠지.."라고 하면서 그동안은 운이 좋게도 아무 일도 없었지만, 딱 한 번의 사고는 너무나 갑작스러운 불행인 것처럼 느껴지게 되는 것이죠. 사건도 마찬가지입니다. 사건이 일어나게 된 이유는 평소에 내가 그런 식으로 살아왔던 것입니다.
이전의 삶에 있어서는 대부분 나를 맞춰주는 사람이나 생각이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을 만나서 살아오다가, 갑자기 어떠한 상황 가운데 나와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만나게 되거나, 그동안 나에게 맞춰주면서 억눌려 있던 사람들의 감정이 한계점에 다다른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상대방의 입장이 고려되지 않은 이기적인 마음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말씀을 드리면 분명 누군가는 "인간은 원래 누구나 다 이기적이다."라고 주장하고 싶으실 겁니다.
하지만,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그러한 원시적인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문명사회를 살아가는 현재 왜 우리가 지켜야 할 법과 규칙의 테두리에서 벗어나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지난 제3편에서 말씀드렸다시피 법은 어떻게 보면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처럼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좀 더 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법이란. 분면 우리의 상식 선 안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데요.
예컨대, 내가 피의자(가해자)의 입장이 아니라, 피해자의 입장에 섰을 때는 분명 우리나라 법에 대해 100% 수긍을 하는 입장이지만, 반대로 피의자(가해자)의 입장에 섰을 때는 이것을 50%도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아니, 나아가 법이 잘못되었다고 하시는 분들이 더 많습니다.
이것은 법학을 전공했거나, 소위 '리갈 마인드'라는 것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빼고는 대부분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데요. 한마디로 내가 지은 죄는 이유가 있고, 그래서 억울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피의자(가해자)들이 피해자와 합의를 시도하려고 하기보다는 지인을 찾거나 변호사를 찾아가 어떻게든 자신의 죄를 빠져나가려고 한다는 것이죠.물론, 억울하게 누명을 써서 피의자(가해자)로 몰린 사람의 경우 당연히 그렇게 하는 것이 합당할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13년 동안 만나왔던 피의자(가해자)들은 안타깝지만 그러한 경우는 없었습니다. 사정은 딱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을 넘었다는 것입니다.
아마 자신이 억울하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미디어의 영향도 꽤 크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극적인 요소를 가미하기 위해 경찰의 부정부패나 굉장히 억울한 상황의 가해자를 캐릭터로 만들어 내는 경향 때문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내 사건을 신속하고 원만히 해결하고자 할 때에는 먼저 나의 상황은 배제하고,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보아야 합니다. 즉, 역지사지의 마음이 있어야 사건을 최대한 빠른 시일 내로 마무리하고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어설픈 법 지식과 인터넷에 떠도는 조각 정보들을 모아 대응하려고 해봤자. 절대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것입니다.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사건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저지를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다른 것으로 덮어 위장하려고 할 게 아니라 그 문제를 직시하고, 어느 정도 실수에 따른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음 편에서 계속 이어가겠습니다.